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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으로 떠나는 여행

겨울이 되면 섬으로 간다. 물길을 가르고 한적한 백사장, 끝이 보이지 않는 겨울 바다 앞에 서면 복잡했던 머리가 가지런해진다.

<VOGUE GIRL> 200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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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翎 島 (백령도)
06:00 AM 신도림역01:00 PM 백령도 사곶 해수욕장, 진촌 해안06:00 PM 어릿골 해안, 콩돌해안06:00 AM 콩돌해안09:00 AM 중화동 교회, 인천항 연안 여객선 터미널
06:00 AM 인천항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8시에 출발하는 백령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신도림역에서 출발했다.
01:00 PM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던 배가 5시간 만에 백령도에 도착. 전 세계의 섬 중 두 군데밖에 없다는,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사곶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촘촘해서 탄탄한 모래를 밟으며 바닷바람을 쐬었다. 아, 바다다. 자동차를 빌리러 진촌 해안으로 가야 하는데 걸어서 30분 거리라기에 슬슬 해안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06:00 PM 차창을 열고 바닷가를 돌다가 어릿골 해안에 들렀다. 바늘처럼 생긴 절묘한 모양의 용치가 바다 쪽으로 겹겹이 서 있는 곳이다. 6.25 전쟁 당시 북한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진 것. 문득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깜깜한 밤길을 달려 콩돌해안에 들어섰다. 둥근 자갈이 콩처럼 작은 모양이라 콩돌해안이다. 자갈끼리 부딪혀 파도 소리도 유난히 크다. 휘엉청 떠 있는 달을 보며 감상에 빠졌다가 내일을 위해 숙소로 들어갔다.
06:00 AM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다시 콩돌해안에 갔다. 어제는 보지 못한 노랗고 빨간 자갈이 눈에 띈다. 아그작아그작 소리를 내며 둥근 자갈을 밟아봤다.
09:00 AM 작은 빗방울이 내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중화동 교회를 보러 갔다. 올해로 110년이 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고즈넉한 건물의 장로 교회다. 교회 주변을 서성이다 배 시간을 놓칠 뻔했다! 곧장 인천 여객터미널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 요금은 5만6천원. 배 뒤편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터미널에 도착하니 기다렸다는 듯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까지 언제 가지. - 포토그래퍼 박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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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 煙 島 (외연도)
01:00 PM 대천 연안 여객선 터미널04:00 PM 외연도항05:00 PM 상록수림07:00 PM 몽돌 해수욕장08:00 AM 마을 뒷산 산책로, 외연도항
01:00 PM 대천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외연도행 티켓을 샀다. 요금은 1만6천원.
04:00 PM 뱃길로 1시간 반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거리인데 파도가 심해 3시간이나 걸렸다. 외연도항에 도착하자마자 수평선을 따라 동네를 산책했다. 소박한 텃밭과 빨랫줄에 널려 있는 옷가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집들이 예쁘다.
05:00 PM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을 즐기기 위해 완만한 경사의 마을 뒷산을 올랐다. 15분쯤 걸었을까. 800년 된 팽나무와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었다. 섬 안에도 이런 숲이 있을 수 있구나. 경이로운 풍경에 감탄하며 계단을 올라사랑나무에 도착했다. 사랑나무는 각기 다른 뿌리에서 자란 두 그루의 동백나무가 맞닿아 하나의 가지로 연결된 것으로 사랑하는 남녀가 이 나무 사이를 통과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혼자 온 것이 못내 아쉽다.
07:00 PM 섬의 밤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다. 더 이상의 구경은 무리라 허기진 배를 달래러 몽돌 해수욕장 근처 식당에 갔다. 섬까지 왔으니 저녁 메뉴는 역시 싱싱한 해물!홍합탕을 주문했는데 엄청난 크기의 홍합에 경악했다. 그리고 유난히 짠맛에 또 한 번 놀랐다. 이것이 바로 바다의 맛인가.
08:00 AM 떠나기 전, 다시 마을 뒷산에 올랐다. 우거진 숲을 지나 도착한 돌길 앞에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바닷바람을 쐬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바다낚시를 하는 무리를 만났다. 다음에는 낚시 도구를 가져와야지. 하루쯤 더 머물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 학생 호용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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席 毛 島 (석모도)
09:00 AM 집에서 출발12:00 PM 석모도 석포항, 영화 [시월애] 촬영장03:00 PM 보문사, 석모도 마을06:00 PM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
09:00 AM 카메라 두 대와 음료수, 샌드위치를 차에 싣고 출발했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해서 석모도 석포항까지 가는 배의 티켓을 샀다. 요금은 단돈 2천원.
12:00 PM10분 정도 걸려 석모도에 도착했다. 샌드위치를 먹으며 천천히 섬을 돌자, 곧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 민머루 해수욕장이 나왔다. 썰물 때라 완만한 경사의 갯벌이 저 멀리까지 펼쳐졌다. 이럴 땐 영화 속 주인공처럼 뛰어다녀야 하는데. 잠시 갯벌을 걷다 차에 올랐다. 지나는 길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염전을 만났고, 염분을 먹고 산다는 이름 모를 붉은 꽃을 구경했다. 석모도가 영화 [시월애]의 촬영 장소였던 터라 내심 예쁘게 꾸며진 영화촬영지가 많을 거라 기대했지만, 지금은 모든 세트가 태풍에 날아가고 없었다. 목적을 잃은 느낌도 잠시,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곤 너무 늦지 않게 보문사를 돌아보기 위해 차의 속력을 냈다.
03:00 PM 신라 시대 때 지은 절, 보문사는 차분하고 고요했다. 바람에 울리는 풍경(風磬) 소리와 흐르는 물소리가 맑게 들릴 뿐이었다. 돌로 만든 계단을 걷고,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며 올해 마지막 단풍을 즐겼다. 소나무 사이로 바다와 섬, 보문사 사찰이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
06:00 PM 떠나기 전, 작고 아담한 마을을 둘러봤다. 그리고 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엘리엇 스미스의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갓 내린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했다. 펜션을 비롯한 다양한 숙박 시설들이 갖춰져 있는 곳이니 시끄러운 도시를 벗어나고 싶을 때, 1박 2일로 다시 들러야겠다. - 포토그래퍼 최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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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 遊 島 (선유도)
09:00 AM 센트럴시티 터미널01:00 PM 군산 연안 여객선 터미널04:00 PM 선유도, 삼도귀범, 장다도, 대장도07:00 PM 명사십리09:00 AM 평사낙안, 군산 연안 여객선 터미널
09:00 AM 센트럴시티 터미널에서 군산행 버스를 탔다. 요금은 1만1천원.
01:00 PM 주말 탓일까. 2시간 반이면 올 거리를 5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군산 연안 여객선 터미널로가서 마지막 남은 선유도행 티켓을 끊었다. 요금은 1만6천원.
04:00 PM 가장 빠른 쾌속선을 타고 50분을 달려 선유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자동차가 없는 선유도 여행에는 자전거가 최고다. 페달을 밟아 속력을 내며 넘어가는 해를 따라가니 3개의 무인도 사이로 고깃배가 들어오는 삼도귀범이다. 선유도는 주변의 섬들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작은 산들이 이어져 있는 듯하다. 장다도와 대장도까지 구경하다 언덕에 오르니 수평선 위에 작은 섬들이 연결된 모습이 지는 해의 붉은 빛을 받아 검은 실루엣을 이루었다. 아이팟에 미리 준비해온 영화 <안경>의 OST를 들으며 잠시 그 광경을 감상했다.
07:00 PM 빌린 자전거를반납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먹으러 금빛 모래가 있는 백사장, 명사십리로 향했다. 오직 하나뿐인 메뉴라 고민할 것도 없이 조개구이로 배를 채웠다. 든든하게 먹어도 3만원.
09:00 AM 선유도의 아침을 보고 싶어 조금 일찍 깼다. 서늘한 아침 이슬을 맞으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백사장에 앉았다. 기러기가 내려앉은 듯한 모양의 평사낙안을 보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태평한 얼굴로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발견하자 웃음이 났다. 훌훌 털고 일어나 짐을 꾸려 군산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그리고 4시간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 일러스트레이터 조성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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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 황지아

출처 : Vogue Girl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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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3651
잘 봤어요. ^^ 2014.03.01

avoir79
선유도 가봐야겠어요 ... 2013.05.17

value19
가까운 강화도 다녀옵니다. 2011.10.03

mk7008
떠나고 싶네요 2011.02.15

pushekeke
^^ 2010.12.14

santiago
잘보고갑니다. 2010.12.08

julianajyk3
ㅋ그래도 섬은.. 2010.07.12

borawang
조용하고, 고요하구 ㅠ 2010.07.11

theplays
잘보고가요 2010.06.21

wjswoghd
가고 싶당 20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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